회피 9/18 · 불안 7/18
무진(戊辰·흙의 용) 일주를 가진 혜빈 님의 그릇은 단단하고 묵직한 대지의 기운을 품고 있어요.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단단한 흙으로 가득 찬 구조라, 자기방어력이 높고 속내를 쉽게 내비치지 않는 깊은 우물을 품은 형국이죠. 누군가에게 마음을 훅 내어주었다가도, 문득 찾아오는 서늘한 두려움에 다시 단단한 성벽을 높이 쌓아 올리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.
가까워지고 싶은 마음과 혹시라도 상처받을지 몰라 뒷걸음질 치고 싶은 마음이 내 안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.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, 일단 한 번 자리를 내어준 사람에게는 온 마음을 다해 행동으로 삶의 온기를 나누어주는 사람이죠.
내 안의 단단한 대지를 온화하게 적셔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. 화려한 말보다는 묵묵히 곁을 지키며 행동으로 진심을 증명해 주는 사람, 그리고 혜빈 님이 잠시 성벽 뒤로 물러나 있을 때도 초조해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서 묵묵히 기다려주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죠.
마음을 급하게 다그치지 않고, 혜빈 님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발걸음을 맞춰주는 사람과 함께할 때 비로소 마음의 방패를 내려놓고 편안한 호흡을 찾을 수 있게 돼요.
상대가 다가오면 부담스러워 도망치고 싶고, 막상 멀어지면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에 스스로를 탓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쉬워요.
"마음의 방패를 잠시 내려놓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, 더 깊은 온기를 받아들이기 위한 용기랍니다."